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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관세 나눠내자" 청구서 날아든다…"이러다 적자" K-패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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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 위치한 한 국내 공장의 모습 /사진=배규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패션 기업에 의류를 납품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들 사이에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국가별 상호관세율에 따른 비용 분담을 요구한 사례가 처음 나오면서 그간 저가에 대구 저축은행 대량 주문을 받아 사업을 영위해온 OEM·ODM 업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의류 브랜드인 '갭(GAP)'과 미국 백화점 브랜드인 '제이씨페니(JCPenney)' 등 해외 고객사들이 관세로 인한 부담을 FOB(판매자가 물품을 선적 항구까지 운반하는 비용을 포함한 가격) 인하 등을 통해 O 1억대출 10년상환 EM·ODM 업체들과 분담하자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판매 가격을 올리는데 부담을 느낀 해외 의류 기업들이 원가를 낮추기 위해 선택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실제로 갭은 최근 한세실업과 TP(태평양물산) 등 OEM·ODM 업체에 관세 부담을 반반씩 내자고 제안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갭이 이달 초 홍콩에서 개최한 행사에 20대 직장인 서 제조사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관세 부담을 나눌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제이씨페니도 국내 제조사에 FOB의 5% 이상을 할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주문 수량이 늘어날 경우 FOB를 더 낮추는게 조건이다. 이에 국내 OEM·ODM 업체들은 갈수록 관세 분담을 요구하는 해외 기업이 늘어날 것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부산국제금융센터 취업 이들 업체들은 현재 베트남 등에 위치한 해외 공장으로 편직물을 수출한 뒤 옷을 만들어 미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주요 생산 기지는 베트남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에 두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가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보면 베트남 46%, 방글라데시 37%, 인도네시아 32% 등이다. 해외 고객사들의 요청에 따라 관세를 나눠 부담할 경우 보금자리론 금리 단순 계산으로도 16~23% 수준으로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OEM·ODM 업체들의 마진율이 5~15%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악화가 불보듯 뻔하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의류 제조업은 페니(동전) 비즈니스라고 불릴 정도로 마진이 굉장히 낮다"며 "대형사부터 중소형사까지 울며겨자먹기로 고객사 요청을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장기화할 경우 이익 감소에 대한 걱정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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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절반 증발, 거절도 못해"…'관세 불똥' K-패션, 공장이전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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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시 남서부 띠엔장 지구에 자리한 한세실업 베트남 제3생산법인 공장 전경
해외 주요 고객사들이 속속 미국이 부과하는 상호관세율에 맞춰 관세 부담을 나눠줄 것을 요청하면서 국내 의류 제조업체들도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국가별 상호관세율이 다른만큼 기존 공장 라인 등을 고려해 생산 기지를 바꾸는 방법을 고려중이다. 미진출 국가라도 관세 부담이 적은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지만, 국가마다 처한 근로 여건이나 작업자 등의 숙련도가 달라 쉽지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 관세 분담 요청하는 바이어들...제조사 "거절 어려워"
국내 의류 제조업체들은 갭(GAP), 제이씨페니 (JCPenney) 등 해외 주요 고객사들의 관세 분담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매출 비중이 높은 주요 고객사인 데다 이들 주문 물량을 받지않을 경우 공장 가동에도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의류 제조사의 최대 파트너는 대부분 해외에 몰려 있다. 그중에서도 미국 파트너사들의 덩치가 크다. 국내에서 가장 큰 의류 제조기업인 한세실업의 주요 고객사 중 한곳도 갭이다. 회사는 '갭' 뿐만 아니라 이의 하위 브랜드인 '올드 네이비(Old Navy)'의 니트류 등을 생산중이다. 이 두 브랜드의 발생하는 매출이 전체의 49%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약진통상, 노브랜드 등에서 갭의 주문을 받아 해외에서 의류를 생산중이다. 영원무역은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한세실업은 △타겟 △월마트, 노브랜드는 △갭(GAP) △에이치앤앰(H&M) 등을 각각 파트너사로 뒀다.
최근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관세 분담을 요청받은 기업들은 대부분 울며겨자먹기로 요청을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인력비와 공장 임대 비용 등 고정비를 고려했을때 관세를 분담하더라도 고객사의 주문을 받아 일단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고객사들의 주문을 받지않으면 당장 공장 일부 라인 가동이 중단된다"며 "다른 제조사들도 받아들인 상황인 데다 작업자들 월급도 줘야하니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주문을 받는게 낫다"고 설명했다.
◆ 생산기지 이전 검토..."미진출 국가도 고려"
급한대로 고객사 요청을 받아들인 국내 의류 제조사들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경영 환경에 심각한 악재가 될 것으로 본다. 의류 제조업체의 마진율은 제조 비용, 생산량, 브랜드와의 계약 조건 등에 따라 다르나 대부분 5~15% 수준으로 알려졌다. 고객사에서 각 나라별 상호관세율의 절반인 20% 안팎 혹은 기존 FOB(판매자가 물품을 선적 항구까지 운반하는 비용을 포함한 가격)에서 5% 이상의 할인을 요구할 경우 적자가 예상돼서다.
제조사들은 이에따라 장기적으로는 관세부과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방안을 고심중이다. 한세실업은 베트남에 공장과 사무실을 두고 있는데 엘살바도르나 과테말라 등 중미 지역 생산기지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세아상역도 호찌민과 하노이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대처가 필요할 경우 니카라과, 과테칼라 등 진출해 있는 생산 국가에서 운영 중인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출의 35% 물량이 미국으로 향하는 영원무역도 생산기지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미진출 국가일지라도 발빠르게 이동해 하청 공장 생산을 가동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예정"이라며 "바이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생산공정을 옮기는 작업도 나라별 작업자들의 숙련도가 있어 제약이 따른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의류 제조업체 관계자는 "한꺼번에 생산기지를 옮기는 작업도 쉽지는 않다"며 "단계적으로 기존 공장 라인을 정리해야 하는 데다 나라별로 작업자들의 숙련도가 달라 제품에 맞는 인력 및 공장을 찾는데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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