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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기자]
"엄마, 아빠 좀 데리고 가."
가족이 다 같이 저녁을 먹고 난 뒤, 뒷정리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딸의 비명 같은 고함이 들려온다. 그러면 나의 입에서는 본능적으로 한숨부터 새어 나온다. 그리고 달래는 투로 남편에게 이른다.
"여보, 나와요. 싫다잖아."
딸아이는 올해 중학생이 되었다. 어릴 때 아빠와 그렇게 얼굴을 부비고 볼에 뽀뽀하며 애교를 부리던 아이가 서서히 아빠를 밀어내는가 싶더니, 이제는 아예 진저리를 친다. 아이의 불만은 단 한 가지. 아빠의 스킨십이 오글거려 견디기 힘드니 하지 말았으면 한다는 거다. 스킨십을 그다 창원개인회생 지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공감할 수밖에 없는 불편이었다.
그러나 남편의 입장에서는 서운함이 크다. "어릴 때는 아빠 좋다고 아빠 무릎에만 앉고 그러더니, 이제는 아빠를 밀어내냐? 아빠 서운하게." 애지중지 키운 딸이 아빠를 밀어내니, 그에 따라 상처를 받고, 불만을 표하는 것이다. 딸이 너무 사랑스럽고, 보고만 있어 테블릿pc 도 예쁘고, 꼬옥 안아주고 싶은 그 마음이야 나도 얼마든지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표현법에 있어서는 분명 소통과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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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사랑의 언어는 모두 다르지만, 우리 가족은 함께하는 시간으로 충분합니다.
ⓒ 픽사베이
남편의 애정 표현은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위 자동차담보대출은행 로 두 아들도 아빠의 스킨십이 과도하다 느꼈고, 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수년간 해왔다. 아빠 역시 아이들의 사춘기를 이해하면서도, '아빠와 자식이 이런 애정 표현을 해야 관계가 유지되는 거 아니겠냐'는 나름의 신념이 있었다.
스킨십이 관계에서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어필을 열심히 하는 걸 보면, 신념이라는 말이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딱 어울릴 것이다. 그 신념에 따라 남편은 아이들을 자주 안아주고, 그것도 세게 안아주고, 결국 숨이 막힌다는 반응을 얻고서야 놓아주곤 했다.
아빠가 없는 동안 아이들은 엄마인 나에게 그 문제에 대해 고민을 이야기했다. 제발 아빠를 말려달라고. 나오려는 한숨을 잡아 놓고, 아빠의 마음에 대해 설명해 보았다. 조금 이해하고 받아주면 안 되겠냐고 설득도 해보았다. 그럴 때마다 한결같이 아이들은 말했다.
"아빠가 미운 게 아니잖아. 그런데 아빠가 자꾸 내 의사 무시하고 아빠 방식만 고수하면, 미워질 수도 있을 것 같아."
위기가 느껴졌다. 아빠는 아이들을 사랑한다. 아이들 역시 아빠를 사랑하고, 가족을 위해 수고함을 인정하고 존경한다. 그 마음은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한 거였다. 하지만 사소한 표현의 방식 때문에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생겼다.
나는 고민이 되었고 상담 일을 하는 지인분께 도움을 요청했다. 그분은 웃으면서 방법 하나를 알려주셨다. '사랑의 언어 테스트'를 해보라는 거였다. 언젠가 한 모임에서 그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었던 나는 옳다구나 하고 무릎을 쳤다.
게리 채프먼(Gary Chapman) 박사의 '5가지 사랑의 언어'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검사가 바로 '사랑의 언어 테스트'다. 사람마다 사랑을 주고받는 방식이 다르다는 단순한 진리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사랑 표현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검사였다.
그의 저서인 <5가지 사랑의 언어>는 1992년에 출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며, 부부 상담뿐 아니라, 친구 관계, 부모 자녀 관계에도 두루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심리학계에서도 '실용적 관계 도구'로 자주 언급된다고 한다.
큰아이가 학교 기숙사에서 돌아온 주말, 온 가족이 모였다. 요즘은 인터넷상에서 '사랑의 언어 테스트'를 위한 30문항을 검색만 하면, 아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각자의 휴대전화로 테스트를 시작했다. 심리테스트를 즐겨 하는 딸도, 청소년 상담 공부를 시작한 아들도 흥미롭게 참여했다.
▲ ?테스트 질문 중 일부
ⓒ 인터넷 화면 캡처
테스트는 두 가지 선택지 중 본인에게 더 가까운 것을 고르는 방식이다. 5가지 언어에는 스킨십,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봉사의 행위, 선물이 있다. 테스트 결과는 5가지 언어 각각에 대해 점수(선호도)로 나타나며, 가장 점수가 높은 항목이 본인의 주 사랑 언어라고 해석 된다. 점수가 비슷하게 나올 경우 복합적인 사랑 표현 방식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가족의 테스트 결과, 남편은 '스킨십'이 단연 1위였고, 2위는 '인정하는 말'과 '함께하는 시간'이 공동 순위였다. 나는 '봉사하는 행위'가 1위, '함께하는 시간'이 2위였다. 큰아들은 '함께하는 시간', '인정하는 말', 작은아들은 '봉사하는 행위', '함께하는 시간'. 그리고 막내딸은 '함께하는 시간'과 '선물'이었다.
딸아이의 '선물' 순위에 가족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테스트가 꽤 정확하다는 오빠들의 말에 딸아이는 "그러니까 선물 많이 줘"라고 능청스럽게 응수했다. 남편의 '스킨십'에 아이들은 하염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알겠지? 아빠는 이렇게 사랑을 표현하는 거다"라고 남편이 말했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아빠의 1위에 집중하지 말고, 우리의 1위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 드라마틱하게 문제가 다 해결되지는 않았다. 아빠가 스킨십을 자제하겠다고는 했지만, 아직도 여전히 자기도 모르게 아이들을 끌어안는 습관이 남아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빠를 밀어내면서도 아이들은 "아빠가 미운 건 아니라니까"를 덧붙인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에 따른 갈등을 완전히 해결되는 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듯하다.
"아이들이 크면 팔로 안아주는 게 아니라 말로 안아주는 거래."
남편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남편도 충분히 이해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딸아이에게도 권유해 보았다.
"가끔 잠들기 전, 아빠를 한 번만 안아주는 거 어때? 아빠의 방식도 우리가 존중해줘야 하잖아."
시원스럽게 고개를 끄덕이지는 않았지만, 예전처럼 심하게 거부하지는 않는다. 아빠도, 아이도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한,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리라 나는 믿어 본다.
또한 뜻밖의 발견인 '함께하는 시간'을 나는 가슴에 새겼다. 상위 순위에 모두가 공통으로 들어가 있는 항목이 바로 그것이었다. 우리 모두가 공통으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니 소중한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이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로서 나는, 이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도 사랑의 언어를 테스트하는 그 시간, 우리가 '함께'였다는 것이 참 소중했다. 우리가 주고받은 대화와 웃음이 그 자체로 '함께하는 시간' 안에 녹아들어, 서로 사랑을 느끼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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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를 살아가는 4050 시민기자가 취향과 고민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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