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할 때가 아니었다. 야마토4 챙! 채챙! 야마토4 은선대를 지나 저 멀리 상궁이 보였다. 병장기 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온다. 야마토4 아직까지 남아있었던 선검수들과 평검수들이 흑의 무인들을 맞아 혼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 화산파 제자들 쪽이나 흑의 무인들이나 그 숫자는 얼마 되지 않았다. ‘여기가......아니야.’ 야마토4 기이한 예감이다. 청풍이 거들어야 하는 싸움은 이곳의 싸움이 아니라는 느낌. 야마토4 그가 맞닥뜨려야 할 싸움은 더 안에 있다. 상궁. 야마토4 그토록 오랜 시간 화산파에서 살아왔음에도 한번도 그 안에 발을 들여 놓아 보지 못했던 장문인의 거처가 그를 부르고 있었다. 달려가던 청풍. 야마토4 그가 몸을 띄워 상궁을 둘러친 담벼락 위에 올랐다. 밖에서 볼 때와는 또다른 광경이 그 안에 있다. 하늘을 날 듯 움직이는 흑포 괴인 하나 떼로 몰려드는 흑의무인들과 놀라운 무공을 뽐내는 세 명의 권사(拳士)들이 거기에 있었다. 야마토4 ‘매화권사!’ 도복의 가슴에 새겨진 매화문양. 그럼에도 검을 들지 않았으니 곧 매화권사들이다. 야마토4 펼쳐내는 권격에 날카로운 발경이 함께한다. 예측할 수 없는 흑포 괴인의 움직임도 놀랍지만 처음 보는 매화권사들의 진신 무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야마토4 ‘태을미리장!’ 한 매화권사가 펼쳐내는 무공. 익숙했다. 야마토4 유려하면서도 날카로운 장법은 청풍의 그것과는 또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능숙하다는 것. 야마토4 한 순간 자하진기의 도움을 얻어 끼워 맞춘 것이 아니라 상대의 손속에 맞춰 하나 하나 대응하는 정교함이었다. ‘그 보다.......!’ 야마토4 매화권사가 무공을 펼치는 모습은 언제까지고 바라보고 싶은 배우고 싶은 것이었으나 자꾸만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것은 상궁의 안쪽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기이한 기운이다. 야마토4 마치 그를 찾고 있기라도 하듯 넘실대는 공기. 청풍은 담벼락을 박차고 몸을 날렸다. 야마토4 흑의 무인들이 막아섰지만 청풍의 신형은 전에 없이 세밀했으며 또한 전에 없이 빨랐다. “되었다.” 야마토4 상궁의 내부가 보일 때. 청풍은 한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파동이 주변을 휩쓸고 사라진다. 야마토4 양쪽으로 길게 뻗은 양날겸을 든 작은 여자 하나. 흑포괴인들이 상궁 내에 있는 기둥들로부터 색색의 길다란 목갑들을 뽑아내고 있었다. 야마토4 “타앗!” 강렬한 기합 소리와 몰아치는 경력이 청풍을 한 발 물러나게 만들었다. 야마토4 흑포괴인 셋에 맞서 싸우고 있는 이. 오행진인이다. 야마토4 매화권사들을 통괄한다는 이 강력한 장로에 대해서는 청풍으로서도 익히 알고 있는 바다. 사부님께서도 수차례에 걸쳐 그 무예를 칭찬하신 바 있었던 강자. 그의 무공은 뒤 쪽 매화권사들의 그것과는 또 다른 경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평검수! 저것을 막아!” 야마토4 경황 중이니 착각을 한 모양이다. 흰색 수실. 평검수의 진검을 들고 있기 때문이었을지. 야마토4 평검수 정도로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었으면서도 재촉을 할 만큼 사태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큭!” 야마토4 너무나 다급했기 때문일까. 무리를 하며 흑포 괴인들을 뿌리치려던 오행진인이 결국 일장을 얻어맞고 만다. 야마토4 비틀거리는 오행진인. “어서!” 야마토4 청풍은 이를 악물며 목갑들을 들쳐 올리고 있는 흑의무인을 향해 몸을 날렸다. 저 목갑들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사문에 중요한 물건인 것쯤은 너무나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위잉! 야마토4 어디서 그런 힘이 났을지. 상궁 내부를 날듯이 가로질러 검을 휘둘러보는 청풍이다. 야마토4 항상 지니고 있었던 목검보다 훨씬 더 묵직한 진검이 매화삼릉검의 기세를 받아 장쾌한 속도로 뻗어 나갔다. 쩡! 야마토4 단숨에 튕겨나가는 검. ‘너무 빠르다!’ 야마토4 안 된다. 이것은. 이 흑포괴인들은 앞서 싸웠던 흑의무인들과 전혀 다른 자들이다.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
지면 늦어 질수록 이곳에서 탈출하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모두 정신 바짝 차려 야마토4 라." 야마토4 "예!" "어서어서 움직여!" 야마토4 선원들이 우렁차게 대답을 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그들은 곧 정신을 차리고 평소에 훈련받은 대 야마토4 로 움직였다. 야마토4 검한수는 선원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며 중얼거렸다. "도대체 왜 이 배를 노리는 거지? 기껏해야 영세 상인들이나 이용하 야마토4 는 배를......" 야마토4 그들이 탄 배에 실려 있는 물품 중에서 귀한 것은 없었다. 커다란 선 단도 아닌 조그만 배에 짐이 실려 봐야 얼마나 실려 있겠는가? 더구나 야마토4 이곳은 녹수채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 그들은 약탈을 철저히 금하고 보호비를 받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들의 영역에서 약탈 야마토4 을 하는 수적이라니. 야마토4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도대체...." 검한수가 망연히 중얼거렸다. 야마토4 이미 배 위에는 수적들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선원들이 합세해 그들을 배 밑으로 몰아내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힘에 부 야마토4 치는 듯했다. 야마토4 "흐흐! 그가 제아무리 무공이 강하더라도 배가 수장되면 끝이지." 야마토4 독무정이 멀리서 벌어지는 약탈극을 보며 중얼거렸다. 저쪽에 있는 배에서는 보이지 않겠지만 이곳에는 세 척의 배가 무리 야마토4 를 이룬 채 조금씩 접근하고 있었다. 아마 저들은 배에 가까워져서야 눈치를 챌 것이다. 야마토4 이 모든 것은 독무정의 심복인 번철의 작품이었다. 야마토4 번철은 낮에 단사유가 탄 배를 확인한 후 속도를 계산해서 배가 다 니는 길목에 쇠사슬을 설치했다. 저들은 암초에 걸린 것으로 착각하고 야마토4 있었지만 사실 그것은 쇠사슬이었다. 거대한 쇠사슬에 걸린 배는 당연 히 멈추었고 뱃전에 구멍이 뚫렸다. 그리고 저들은 평범한 갈대 더미 야마토4 인 줄 알았겠지만 갈대 더미 밑에는 수공을 익힌 수적들이 숨어 있었 다. 그들은 배가 멈추자 배 위로 기어 올라가 혼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야마토4 "흐흐! 저들이 혼란을 일으킨 사이 우리가 접근해 끝을 내 버리면 야마토4 돼. 그가 제아무리 고수라 하더라도 멀찍이 떨어져서 활을 쏘면 견뎌 내지 못할 것이다." 야마토4 독무정이 누런 이를 드러내며 중얼거렸다. 야마토4 그는 죽어도 단사유와 맞붙어서 싸울 생각 따위는 없었다. 이렇게 계속해서 수공을 익힌 수적들을 내보내 배 밑창에 구멍을 뚫게 하면 야마토4 알아서 배가 침몰할 것이다. 그리고 활을 쏘면 끝이다. 이 얼마나 생 산적인 방식이란 말인가? 야마토4 "총회에 입성을 하면 제일 먼저 다른 채주들을 나의 영향력 하에 끌 야마토4 어들여야 해. 그리고 차근차근 다른 수채들을 병탄해야지. 그렇게 십 년의 세월만 지난다면 총채주도 나에게 감히 대항하지 못할 것이다." 야마토4 그가 잔에 들어 있던 분주를 기분 좋게 들이켰다. 야마토4 그때 번철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직 안심을 하기에는 이릅니다. 전왕은 무위를 추측하기 힘든 절 야마토4 대고수입니다. 만전을 기한 채 끝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야마토4 "흐흐! 그가 제아무리 고수라 할지라도 물에서는 나를 당할 수 없다. 여차하면 이 몸의 번왕십팔창(藩王十八槍)을 보여 주지. 꽁무니나 빼 야마토4 지 말라고 해라. 으하하하!" 야마토4 독무정이 광소를 터트렸다. 그의 웃음에 다른 수적들 역시 덩달아 웃음을 터트렸다. 야마토4 "전왕을 장강의 귀신으로 만들자!" "귀신으로 만들자! 으하하!" 야마토4 그들의 웃음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야마토4 "으아악!" 야마토4 "크엑!" 배 위는 이미 난장판이었다. 물을 피해 올라온 승객들과 약탈하기 야마토4 위해 올라온 수적들 그리고 그들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선 부들이 엉켜
야마토4 "우욱!" 몇몇 청년이 결국 참지 못하고 뱃속에 들어 있던 음식들을 쏟아 냈 야마토4 다. 한참 동안이나 토악질을 하던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일어섰다. 야마토4 "도대체 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그놈들은 인간이 아냐. 그들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돼." 야마토4 몇몇 청년들이 분노에 찬 음성을 터트렸다. 그들의 얼굴에는 거센 분노의 빛이 타오르고 있었다. 야마토4 비록 교류는 많지 않았지만 같은 산에 터전을 잡고 있다는 이유만으 야마토4 로도 동질감을 느꼈던 사람들이었다. 바닥에 나뒹구는 사람들 중에서 는 복천골에서 온 청년들과 개인적인 친분을 나눴던 사람도 있었고 가 야마토4 끔가다 산에서 만나 술잔을 기울이던 노인도 있었다. 그런 이들이 피 속에서 나뒹굴고 있었다. 처참한 모습으로. 야마토4 철무린은 침중한 눈으로 시신을 바라보았다. 야마토4 '일말의 자비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잔인한 손속. 그들은 최대한 고 통을 주면서 사람들을 서서히 죽게 만들었다. 반항할 힘이라고는 전혀 야마토4 없는 이들을 어떻게 이토록 잔인하게 죽일 수 있단 말인가? 인간의 탈 을 뒤집어쓰고 어떻게...' 야마토4 주르륵! 야마토4 꽉 쥔 주먹 사이로 붉은 선혈이 흘러나왔다. 얼마나 힘을 줬는지 손 톱이 살을 파고든 것이다. 야마토4 철무린의 등 뒤에 있는 옥영단원들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비분강개 한 빛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은 한결같이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야마토4 스산한 목소리가 철무린의 입을 타고 흘러나왔다. 야마토4 "그동안 지옥 같은 무림에서 나뒹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봐 왔다. 무공에 미친 사람 남들의 우위에 서려던 사람 강함으로 자신의 존재 야마토4 가치를 증명하려던 사람까지. 허나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이 바로 무 림이다. 무림인끼리 칼부림하다가 죽는 것은 그의 운명. 그것이 강자 야마토4 의 삶이다. 강자들끼리 칼부림하는 것은 얼마
주유성은 충분히 게으르며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는 걸 야마토4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모조리 바람맞았다. 야마토4 예선은 며칠을 더 거쳤다. 그리고 마침내 본선 진출자들이 모두 뽑혔다. 야마토4 이 대회에서 본선에 뽑혔다고 하는 것은 원한다면 무림맹 에서 정식으로 직책을 받는다는 뜻이다. 그들은 비록 하급의 직책이라고 하더라도 일반 평무사와는 다른 대우를 받는다. 야마토4 또한 무림맹 정기 비무대회의 본선 진출자라고 하면 남들 이 그 실력을 꽤 인정해 준다. 더구나 본선에서 우수한 성적 야마토4 을 거두면 제법 좋은 자리를 맡을 수 있다. 예선 없이 본선에 진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용봉각의 거주 야마토4 자들이다. 물론 주유성은 빈방을 차지하고 앉은 것이니 해당 사항이 없다.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무림맹과의 친선 개념 으로 온 사람들이다. 그에 대한 혜택으로 자동 진출권을 주었 야마토4 다. 사람들은 그 사실에 불만이 없다. 어차피 예선을 거쳐도 본 야마토4 선에 거뜬히 올라갈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있다. 본선 진출이 최종 목적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강자를 예선에서 만나 고 싶지 않다. 야마토4 삼십이 명의 본선 진출자들이 뽑히고 나자 주유성이 얼굴 야마토4 을 찡그렸다. '유명하지 않은 문파 출신이 셋 나왔지만 다들 실력이 조 금 부족하단 말이야. 백칠십사호면 백구십호보다 실력이 좋 야마토4 아야 하잖아. 실력을 숨긴 것 같지도 않고.' 그것이 주유성의 고민이다. 다른 둘의 행동으로 볼 때 반드 야마토4 시 이 대회를 참가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대상 물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 눈치 채고 튄 거 아냐?' 야마토4 일단 그렇게 의심하니 꽤나 그럴법했다. "젠장. 벌써 도망갔으면 어쩌지?" 야마토4 그의 투덜거림에 옆에서 처량한 모습을 실컷 자랑하고 있 던 추월이 질문했다. "누가 도망가요?" 야마토4 "아니다." 추월은 한숨을 푹 쉬었다. 야마토4 "휴우. 공자님 가실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젠 말도 잘 안 해주시고." 야마토4 추월은 주유성이 무림맹에 남도록 하기 위해서 애교도 떨 어보고 눈물까지 흘려보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밍밍의 눈물에 제대로 당했던 주유성은 그 야마토4 후 진실을 알게 되고 나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제 여자의 가짜 눈물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추월아 시끄러우니까 비무 구경이나 해라." 야마토4 그 옆쪽에서 남궁세가의 남궁서린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야마토4 '무림맹에는 경쟁자로 의심되는 여자가 너무 많으니 내가 불리하잖아. 서현에는 경쟁자가 없겠지. 기회를 마련해서 서 현에 찾아가야지. 그리고 나 혼자 주 공자님이랑 친해져야지." 야마토4 주유성은 비무를 무시하며 생각을 굴렸다. '과연 도망갔을까? 백칠십사는 일단 눈치를 채고 비무대회 야마토4 는 참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군중 속에 숨어 있으면 알아낼 방법이 없다고 믿겠지. 그럼 도망갈 리가 없다. 올해 본선 참 가자들의 무공 수위라도 알아서 돌아가고 싶을 거야. 그게 손 야마토4 해를 조금이라도 메울 수 있는 방법이니까.' 주유성이 자기 기준으로 생각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야마토4 '제발 그렇게 생각하고 숨어 있으라고. 내가 콕 집어서 잡 아내 줄 테니.' 주유성이 본선 참가자들을 훑어본 후 추월에게 말했다. 야마토4 "추월아 너 돈 모아놓은 것 좀 있냐?" 추월이 깜짝 놀랐다. 야마토4 '여자 돈을 노리는 남자는 최악이라던데. 설마 주 공자님 이? 집도 부자면서? 하지만 주 공자님이 달라고 하신다면야.' 야마토4 "제가 좀 알뜰해서 제법 모았어요." '알뜰한 여자와 결혼하면 잘산대요.' 추월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어려서 무림맹에 들어온 후 열 야마토4 여섯이 될 때까지 모은 돈이 제법 된다. 주유성이 씩 웃었다. 야마토4 본선에서는 예선과 다르게 한 번 싸워 이기는 자는 올라가 고 지는 자는 떨어진다. 따라서 서른 두 명이 싸울 때는 다섯 야마토4 번만 이기면 우승이다. 본선은
아예 염사익의 영역이군.' 야마토4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일개인이 이 정도의 부를 치부한 것 도 믿을 수 없지만 이렇듯 철저하게 자신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 자 야마토4 체가 그기 얼마나 치밀한 사람인지 보여 주고 있었다. 야마토4 '이렇듯 용의주도하다면 개방에서 그의 행적을 찾아내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군.' 야마토4 단사유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생각보다 일이 쉽지 않음을 느꼈기 때 문이다. 야마토4 스승의 딸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염사익이 필요했다. 북령동에서 야마토4 만났던 노인이 말해 주었던 노예 상인은 바로 염사익이었다. 염사익은 흑상의 일원이었다. 때문에 그를 건드린다는 것은 곧 흑상 야마토4 을 건드린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결코 작지 않았 다. 그러나 단사유는 결코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야마토4 '꼭꼭 숨어 있다면 나올 때까지 언제까지라도 기다려 주지. 난 기다 야마토4 리는 데 매우 익숙하니까.' 단사유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소의 뒤를 따랐다. 야마토4 툭! 야마토4 어느 순간 아소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면서 단사유가 그의 몸에 부딪 쳤다. 야마토4 "왜 그러느냐?" "헤헤! 저거..." 야마토4 아소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어느 한곳을 가리켰다. 단 사유의 시선이 그의 손가락을 따라 움직였다. 야마토4 "천수면(千手麵)?" 야마토4 아소가 가리킨 곳은 만상로의 한 노점이었다. 그냥 시장 한 귀퉁이 에 조그만 탁자 하나와 나무 의자 몇 개를 갖다 놓고 조그만 깃발에 천 야마토4 수면이라는 글만을 써서 걸어 놓은 노점. 그러나 아소는 그곳에서 눈 을 떼지 못했다. 야마토4 "맛있는 곳이냐?" 야마토4 "끝내 줘요." 아소가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야마토4 "옛날 오래전에 딱 한 번 먹어 본 적이 있는데 무척 매우면서도 맛 야마토4 이 강렬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것은 말 그대로 극락의 맛이었어요. 꼭 다시 먹어 보고 싶었는데 그 후로는 한 번도 먹어 보지 못했어요." 야마토4 "그 정도냐? 그렇다면 우리 한번 맛보자꾸나." 야마토4 "정말요?" "그래! 과연 극락의 맛이 어떤 것인지 나도 궁금하구나." 야마토4 "아저씨 최고에요." 아소가 활짝 웃었다. 그의 웃음에 덩달아 단사유의 입가에도 웃음이 야마토4 걸렸다. 야마토4 두 사람은 사이좋게 노점으로 향했다. 그들이 의자에 앉자 이제 육십 정도로 보이는 노인이 그들을 맞았다. 야마토4 "어서들 오게. 꼬마 거지도 왔구나." 야마토4 "천수면 두 그릇 주세요." "너 예전에도 여기에서 천수면을 먹어 본 적이 있는 모양이구나?" 야마토4 "예! 최고였어요." "허허!" 야마토4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아소의 모습에 노인이 인자한 웃음을 지 야마토4 었다. 그는 마치 자신의 손자를 보듯 따뜻한 시선으로 아소를 바라봤 다. 그에게 아소가 거지라는 사실은 상관없는 듯했다. 그가 곧 등을 돌 야마토4 리며 말했다. "잠시 기다리거라. 금방 극락의 맛을 보여 줄 테니." 야마토4 그가 미리 만들어 놓았던 면을 물에 끓였다. 팔팔 끓는 물에 면이 삶 야마토4 아지는 모습을 보며 아소가 발을 동동 굴렀다. "헤헤!" 야마토4 연신 웃음을 터트리는 아소. 그의 얼굴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아 소를 바라보는 단사유의 얼굴에도 덩달아 웃음이 걸렸다. 야마토4 잠시 후 노인이 천수면 두 그릇을 내왔다. 야마토4 "잘 먹겠습니다." 아소가 허겁지겁 그릇에 얼굴을 박았다. 단사유도 한 젓가락을 떠서 야마토4 입으로 가져갔다. "하하! 좋구나.' 야마토4 단사유의 입가에 번진 웃음이 얼굴 전체로 번져 갔다. 야마토4 왜 이렇게 아소가 호들갑을 떨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천수면은 일품이었다. 국물은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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